레옹 왁자지껄한 사람들 사이를 멍하니 바라보며 아이는 웅크리고 있었다. 다른 이들과 달리 초콜릿이 생각나는 까무잡잡한 피부. 아이의 피부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허리까지 오는 긴 핑크빛 머리카락이었다. 아이의 눈동자에는 생기가 없이 흐리게 빛나고 있었다. 사람들이 다가오면 부딪치지 않게 몸을 움직이며 숨을 죽이고 있었다. 아이는 일과는 단순하였다. 하루 종일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사람들을 바라보고, 오후 1시가 되면 모자란 재료를 사러 시장에 가는 일이었다. 아이는 그 일이 가장 좋았다. 생기가 없는 아이의 눈동자가 싱그러운 녹색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이는 구석에 웅크려있다 짧은 바늘이 1을 향하고 긴 바늘을 12로 가리키는 순간 구석에서 일어나 돈을 집어 들었다. 모자란 재료목록을 살펴보고는 작게 콧노래를 흥.. 더보기 이전 1 2 3 4 5 ··· 63 다음